셀린 송

희곡·각본작가
어느 올드타이머 한 분은 ‘서른 살이 넘어 시작한 이민의 삶을 사는 사람에게 ‘정체성’이란 가끔 ‘유령’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한국에 계속 살았더라면 가졌을 법한 삶, 본인이 결코 가보지 못한 그 길을 걷고 있을 ‘또 다른 나’가 가끔은 등 뒤에서 말을 거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분만 그런 게 아니었다. 12살에 온타리오주 마캄으로 이주해 퀸즈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이제는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이자 극작가가 된 셀린 송(송하영)은 자신의 데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를 통해 그 유령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그 영화의 뼈대가 된 각본을 엮은 "패스트 라이브즈: 스크린플레이북"(2025)은 단순한 대본집을 넘어, 캐나다 땅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