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 리

시작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혀를 움직인다. 밥을 먹고, 사랑을 속삭이고, 누군가를 저주하기 위해. 그러나 혀를 베이는 순간, 그 당연하던 일상은 끔찍한 형벌이 된다. 2025년 출간된 키오 리(Kyo Lee)의 첫 시집 『나는 부서진 나라에 혀를 베였다』는 제목부터 매우 감각적이다. 여기서 ‘혀’는 단순히 맛을 느끼는 신체 기관이 아니다. 그것은 ‘말(Language)’이자 ‘자아(Self)’이며, 타인과 닿으려는 ‘욕망(Desire)’의 도구다.
시인은 온타리오주 워털루에 사는 젊은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아직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의 시는 노련한 외과 의사의 칼날처럼 독자의 상처를 정확히 겨냥한다. 보통 어린 작가의 글은 치기 어린 감상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나 키오 리의 문장은 다르다. 그의 시에는 낯선 땅에 던져진 이방인의 당혹감과, 그 속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절박한 친밀감’으로 응축되어 있다. 유리 조각을 입에 물고 노래하는 듯한 위태로운 아름다움, 그것이 이 시집의 첫인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