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한국과 캐나다는: 2월 23일~3월 1일
이 기간은 한국과 캐나다, 두 나라의 관계사에서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상징하는 극적인 시간들로 채워져 있다.
2010년 2월25일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의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피겨 금메달이 탄생한 이 날은, 사실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가 함께 만든 기적의 날이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는 올림픽을 준비하며 2006년부터 4년 가까이 토론토에 거주했다. 노스욕(North York) 인근의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 컬링 클럽’은 그녀의 땀이 서린 훈련장이었다. 캐나다 방송은 “여왕의 대관식”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한인커뮤니티에도 큰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한-캐나다 문화 교류의 가장 빛나는 성공 사례로 꼽혔다.
2018년 2월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이 열렸다. 이날은 한국과 캐나다가 ‘겨울 스포츠’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얼마나 깊은 우정을 쌓았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캐나다 하우스’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방문지 중 하나였고, 토론토 시청 앞 나단 필립스 광장(Nathan Phillips Square)에서는 교민들과 캐나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한국의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축하했다. 스포츠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이는 양국의 교류가 단순한 혈맹을 넘어 문화와 평화의 동반자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다.
1919년 3월1일
3월 1일은 한국인에게 가장 숭고한 날 중 하나인 ‘3.1절’이다. 1919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은 캐나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 중심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출신의 선교사, 프랭크 스코필드(Frank W. Schofield, 1889~1970)박사가 있다. 토론토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1916년 세브란스 의전 교수로 부임한 그는 1919년 3.1 만세운동현장을 사진으로 남겼으며, 특히 그는 일제가 자행한 ‘제암리학살사건’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참혹한 실상을 보고서로 작성, 전 세계에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다. 일본 경찰의 감시와 암살 위협 속에서도 한국인을 위해 싸웠기에, 한국인들은 그를 ‘34번째 민족대표’라고 부르며 존경하고 있다. 토론토 동물원 근처에는 그의 이름을 딴 공원과 동상이 있으며, 그는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되어 있다.
2019년 3월1일
3월 1일은 토론토 한인 사회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날이다. 매년 3월 1일이 되면 토론토 한인회관이나 노스욕의 멜 라스트먼 광장(Mel Lastman Square)에서는 3.1절 기념식이 열린다. 이 행사에는 한인 동포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한국의 독립 정신을 기리고 축하 메시지를 전한다. 한인 어린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캐나다 국기를 흔들며 ‘오 캐나다(O Canada)’를 부르는 모습은 이민 사회가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융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특히 2019년 3.1운동 100주년 당시에는 토론토 시청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나이아가라 폭포가 태극 문양의 조명으로 물드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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