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재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가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조희재(Hee J. Jo)는 그저 캔버스 위에 색을 칠하는 시각 예술가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아름다운 찰나의 식물을 다루는 플로럴 디자이너이자, 위기에 처한 생명을 구하는 유기견 구조 및 보호 활동가이기도 하다. 모두가 세상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단 한 가지 사실로 “구조해야 할 개들이 너무나도 많다”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그녀의 깊고 넓은 연민은, 그녀의 예술 세계 전체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꽃과 생명을 돌보고 가꾸는 그녀의 일상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이방인으로서 낯선 세상과 관계 맺으며 자신만의 온기를 만들어가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이토록 깊이 있는 작품 세계의 기저에는 그녀가 한국의 대학에서 전공한 교육심리학과 영문학이 든든한 뿌리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대학 시절 이상심리학을 깊이 탐구하며 인간이 감정을 습득하는 방식, 행동 패턴, 그리고 세상이 규정하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 던졌던 끊임없는 질문들은 그녀 예술의 방법론이 되었다. 그녀는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심리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전통과 보편적 가치, 이성적 사고의 틀을 깨고 실험한다. 나아가 대학에서의 학창 시절은 그녀의 내면에 페미니즘적 시각을 단단히 심어주었다. 이는 훗날 여성으로서 겪는 신체적, 심리적 경험을 캔버스 위에 겹겹의 레이어로 시각화하고 해체하는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