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김

설치·혼합매체예술가
캐나다 토론토의 활기찬 예술 거리에서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들이 있다.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채가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표면이 마치 갓 구운 케이크처럼 올록볼록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바로 한국계 캐나다인 작가 에스더 김 (본명 김도연), 예명 ‘DOË’로 활동하는 그녀의 작품들이다. 1995년 한국에서 태어나 밴쿠버에서 성장하고, 이제는 토론토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따뜻한 동화와도 같다.
그녀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것이 그림인지, 아니면 조각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평론가들은 에스더 김의 예술은 평면과 입체의 경계에 절묘하게 걸쳐 있는 ‘조각적 회화(Sculptural Painting)’ 혹은 ‘촉각적 혼합매체 아트’라고 규정하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2차원의 표면에서 작업하지만, 재료 자체를 통해 깊이를 만들고 장난기 있는 느낌을 끌어내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물감을 아이싱처럼 짜내고, 가벼운 점토로 형태를 빚어 캔버스 위에 올리는 과정은 전통적인 회화의 틀을 기분 좋게 깨뜨리는데, 이같은 과정 덕분에 관람객은 평면적인 그림이 주는 평온함과 입체적인 사물이 주는 생동감을 동시에 경험한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