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캐나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김경원(Sophia Kyungwon Kim)의 작품 앞에 서면, 우리는 가장 먼저 따뜻한 ‘연결’의 감각에 매료된다. 그녀의 작업이 유독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미학적인 아름다움 때문만이 아니라, 작가가 예술의 길로 들어서기 전 걸어왔던 아주 특별한 이력이 작품의 깊이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그녀는 2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세상의 질서를 지키는 경찰관으로 근무했다. 규율과 법이 지배하는 냉철한 세계에서 20년 넘게 일하던 사람이,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재료인 실과 천을 이용해 ‘돌봄’과 ‘모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감동을 준다. 이러한 독특한 인생의 여정은 그녀의 작품에 그 어떤 작가도 흉내 낼 수 없는 단단한 진정성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그녀의 작업은 평면적인 회화에서 입체적인 조형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는 작가로서의 철학뿐만 아니라, 네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삶이 녹아 있는 아주 현실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유가 숨어 있다. 아이들을 돌보며 긴 시간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 그녀는 일상의 틈새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아이를 기다리는 차 안에서, 혹은 식사를 준비하는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손가락 끝에 집중했다. 캔버스 앞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는 대신, 손으로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실과 천을 매개로 삼은 것이다. 평면이 생각의 기록이라면, 입체작업은 작가가 실제로 몸을 움직여 겪어낸 ‘노동’의 기록. 부드러운 천이 솜으로 채워져 부피를 가지고, 그것들이 모여 공간을 가득 채우는 과정은 마치 보이지 않는 돌봄의 손길이 쌓여 한 가정을 튼튼하게 지탱하는 과정과 닮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