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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 커뮤니티, 우리의 아픈 손가락

우리가 놓쳐왔던 입양인의 목소리를 이민사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는 순간, 비로소 더 넓고 성숙한 한인 공동체가 시작된다.

  • 혈연의 경계를 넘어 영혼의 연대로, 입양인은 공동체의 소외된 변두리가 아닌 소중한 자산.
  • 시혜와 동정의 대상을 넘어 주류 사회와 우리를 잇는 호혜적 파트너로서 그들을 포용하라.
  • 한인디아스포라, 결핍의 기록에서 확장의 기록으로...‘아픈 손가락’ 어루만져 온전한 손 맞잡아야

우리에게 이민이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캐나다라는 거대한 다문화 모자이크의 한 조각으로 어떻게 녹아들 것인가에 대한 실존적 실험”이라고 나름 정의한 바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방식대로 안정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동포 사회의 기록과 역사를 다루는 입장에서 우리 공동체를 바라볼 때면 늘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지점이 있다고 했다. 바로 ‘한인 입양인’들의 존재다.

그동안 우리 한인 사회는 입양인들을 대할 때 묘한 거리감을 두어 왔다. 일부 한인 사회에서는 입양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거나,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거리감을 두어 온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미디어와 문화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여러가지 통찰에 비추어보면, 이들은 우리 디아스포라가 가진 가장 강력하고도 고귀한 자산이다. 입양인들은 캐나다 사회의 문화와 제도를 깊이 이해하면서도, 한국계 뿌리를 가진 독특한 디아스포라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캐나다 내 다른 민족 공동체들이 자신들의 ‘멀리 퍼진 가족의 조각들’을 어떻게 포용하여 공동체의 외연을 확장했는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유대인 공동체(Jewish Community)의 사례는 가장 강력한 본보기다. 유대인들은 혈연이나 종교적 순수성보다 ‘연대’를 중시한다. 유대 디아스포라는 다양한 배경의 구성원들을 연결하기 위한 교육·문화·사회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왔으며, 이를 통해 공동체 정체성을 유지하려 노력해 왔다. 그들이 주류 사회에서 막강한 파워를 갖게 된 것은 단순히 인구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을 ‘유대인’이라는 하나의 서사 안으로 끌어들여 그들이 가진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공동체의 이익으로 환원시켰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원주민(First Nations, Métis, Inuit) 공동체 역시 ‘60년대 스쿠프(Sixties Scoop)’라 불리는 강제 입양의 아픈 역사를 겪었지만, 많은 생존자들은 공동체와 다시 연결되며 문화 회복과 권리 운동의 중요한 주체가 되고 있다. 그들이 주류 사회에서 배운 법률, 정치, 행정적 역량은 원주민 사회의 권익을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오랜 이민 공동체들은 세대를 거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후손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오히려 그들이 가진 주류 사회 내의 인맥과 영향력을 커뮤니티의 외연을 넓히는 호혜적 자산으로 활용한다.

반면, 우리 한인 사회는 어떤가. 혹시 누가 더 한국어를 잘하는지, 누가 더 한국적 예법에 밝은지를 따지며 입양인들을 변두리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는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과거 이민사회의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 그리고 예의 없는 결정들은 주류 사회의 합리적 사고를 지닌 입양인들이 한인 공동체에 다가오는 것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가 우리만의 좁은 우물 안에서 다툼을 벌이는 동안, 주류 사회 곳곳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수많은 입양인 인재들을 우리는 스스로 놓쳐온 셈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두 단체가 있다. 하나는 캐나다 한인 양자회(KCAA-Korean Canadian Adoptees Association). 캐나다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한국계 입양 가족 단체 중 하나로 1991년 토론토에서 설립되었으며, 순수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운영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인입양아를 양육하는 캐나다인 부모들과 입양인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한국의 뿌리를 배우며, 매년 '한국유산캠프(Summer Heritage Camp)'등도 운영하고 있다. 또다른 하나는 아시안 캐나다 입양인 협회(AAC-Asian Adoptees of Canada). 이곳은 성인이 된 입양인들이 주축이 되어 캐나다 전역의 아시아계 성인 입양인들을 연결하는 단체로 2021년에 설립되었다. 한국계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계 등 아시아계 성인 입양인들을 모두 포용하며, 성인이 된 입양인들이 겪는 정체성 고민을 나누고, 친생부모 찾기(Birth Family Search) 패널 토크 등을 운영하는데, 국제한국인입양인연합(IKAA)의 파트너로서 글로벌 입양인 네트워크와도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참 소중한 단체들이다.

이제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입양인들은 우리가 베풀어야 할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지평을 넓혀줄 ‘호혜적 파트너’다. 그들이 가진 이중 정체성은 캐나다 사회의 갈등을 중재하고 한국 문화를 주류 사회에 전파하는 데 있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무기다. 우리가 ‘캐나다 한국인 이민사를 반듯하게 기록하는 사이버 박물관’ 구축을 촉구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이 박물관에는 초기 이민자의 고난뿐만 아니라, 입양인들이 캐나다 가정에서 자라나며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과 극복, 그리고 그들이 성취한 사회적 기여가 똑같은 비중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입양인의 역사가 우리의 이민과 정착의 역사로 편입될 때, 비로소 우리의 이민사는 ‘결핍의 기록’에서 ‘확장의 기록’으로 전환된다. 재외동포 정책을 수립하는 한국 정부와 인류학적 연구를 기대하는 학자들에게도 제언드린다. 단순한 일회성 방문을 넘어, 거주국 내 한인 공동체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장기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그들이 거주국 한인 공동체의 일원으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인 단체와 입양인 단체 간의 호혜적 교류를 지원하고, 그들이 가진 전문성이 한인 사회의 권익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참여관찰’ 기반의 정교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장성한 우리의 아들과 딸이 살아갈 미래의 한인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개방적이어야 한다. 입양인들이 한인회관에 들어왔을 때,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영혼의 연대’를 느낄 수 있는 환대와 예절이 살아있어야 한다. 권위 의식이나 우월감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그들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이 한인 사회에 정착될 때, 입양인들은 비로소 우리 공동체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것이다.

입양인은 우리에게 ‘아픈 손가락’일 수 있다. 그러나 손가락이 아프다고 해서 잘라내거나 외면하면 그 손은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없다. 아픈 부위를 정성껏 어루만져 온전한 손을 만들고, 그 손으로 캐나다 사회의 더 넓은 곳을 향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기록자로서 우리는 앞으로 입양인들의 발자취를 사료로 발굴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우리 이민사의 중심부로 가져오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혈연을 넘어선 진정한 통합, 그것이 우리가 이 땅 캐나다에서 품격 있는 민족으로 살아남는 길이자, 조국과의 호혜적 교류를 완성하는 열쇠다.

질책은 우리 내부의 폐쇄성을 향해 엄정하게 내리치되, 포용의 손길은 우리 곁의 입양인들을 향해 한없이 따뜻하게 내밀어야 한다. 역사는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그들과 함께 써 내려갈 우리 이민사의 새로운 챕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을 진심으로 안아줄 때, 비로소 캐나다 한국인 이민사는 반듯하게 바로 설 수 있다.


*'식스티스 스쿱(Sixties Scoop)':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First Nations, Métis, Inuit) 가정에서 수만 명의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비원주민 가정이냐 해외로 입양 보낸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말함.

(이 콘텐츠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작성되었으며, 관리자의 부분적 수정 및 검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