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eul Logo
...

소수민족의 연대, 그 가능성을 묻다

소수 민족의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더 나은 공동체와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 성벽을 높이 쌓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광활한 연대의 바다로 지평을 넓혀야 한다.
  • 인종차별의 파고 앞에서 타 민족과 어깨를 맞대는 것이 진정한 주류 사회 진입의 관문이다.
  • 사익을 넘어 보편적 정의를 실천할 때, 우리 공동체는 비로소 존경받는 리더 그룹이 된다.

필자가 오랫동안 만나온 많은 한인 이민자들은 이민을 두고 크게 두 가지 관점을 이야기하곤 한다. 하나는 ‘이민은 단순히 거주지를 옮기는 일이 아니다’라는 견해이고, 다른 하나는 ‘이민은 자신의 정체성을 지니며 다문화 모자이크의 한 조각으로 어떻게 녹아들 것인가에 대한 실존적 실험’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 공동체 전체를 조망해 볼 때, 여전히 '우리끼리의 리그'라는 고립된 섬에 갇혀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풍토를 목격할 때면 씁쓸한 소회를 감출 길이 없다.

한인 사회는 지난 수십 년간 교육, 전문직 진출, 자영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그 성공이 우리만의 울타리 안에서만 유효하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정착에 불과하다. 특히 일부 단체의 선거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갈등과 비방, 그리고 리더십을 둘러싼 소모적인 분쟁은 공동체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외부와의 협력을 어렵게 만든다. 우리가 우리 내부의 작은 감투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정작 캐나다 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인종차별, 원주민과의 화해, 소수자 인권 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목소리를 냈는지 묻고 싶다. 고립된 섬은 파도에 휩쓸리기 쉽지만, 연대하는 대륙은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서 캐나다 내 다른 소수 민족 공동체들이 어떻게 연대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사회적 위상을 높였는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유대인 공동체(Jewish Federation)의 사례는 가장 강력한 본보기다. 그들은 단순히 자신들의 권익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인종차별이나 혐오 범죄가 발생했을 때, 많은 유대인 단체들은 인종차별과 혐오 범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흑인·무슬림·기타 소수 공동체와 협력해 온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러한 연대 활동은 그들이 공공 담론에서 신뢰받는 시민사회 파트너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해 왔다. 유대인 공동체의 영향력은 높은 시민 참여, 체계적인 조직 운영, 교육 투자, 그리고 폭넓은 사회적 네트워크 등 다양한 요인 위에서 형성되어 왔다.

중국계 공동체의 'S.U.C.C.E.S.S.' 같은 단체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처음에는 중국계 이민자 정착 지원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모든 민족의 이민자를 돕는 전문적인 사회 서비스 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들은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의 관료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활용했으며, 타 민족과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했다. 일부 한인 단체들이 제한된 공동체 내부 활동에 집중하는 동안, S.U.C.C.E.S.S.는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하며 다양한 배경의 이민자들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이것이 바로 우물 밖으로 나온 자들이 누리는 광활한 영토다.

이탈리아계 공동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초기 이민 시절 겪었던 차별의 역사를 잊지 않고, 타 민족과의 문화적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토론토의 '코르소 이탈리아' 같은 거리는 단순히 이탈리아인들의 상권이 아니라, 다문화 사회의 문화적 공존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다. 이탈리아계 공동체는 문화 행사와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다른 공동체와의 접점을 넓혀 왔다. 그 결과, 이탈리아계 리더십은 캐나다 사회 전반에 걸쳐 신뢰받는 조력자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우리 한인 사회는 어떤가.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때때로 다른 공동체를 경쟁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이 나타나곤 한다. 특히 경제적인 성공 여부만으로 타인을 재단하는 풍토는 우리가 타 공동체와 깊이 있게 연대하는 것을 방해한다. 인종차별 문제가 터졌을 때만 분노하며 "왜 우리를 지켜주지 않느냐"고 외치기 전에, 우리가 평소에 다른 소수 민족이 겪는 차별과 고통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지 반성해야 한다. 진정한 리더 그룹은 자신의 이익이 걸려 있지 않을 때도 보편적 정의를 위해 싸울 줄 아는 집단이다.

우리 커뮤니티의 뜻있는 분들이 오랫동안 사료 발굴과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캐나다 한국인 이민사를 반듯하게 기록하는 사이버 박물관'을 구축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우리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캐나다라는 다문화 사회의 일원으로서 타민족과 어떻게 연대해 왔는지, 그 호혜적인 교류의 역사를 증명하기 위함이다. 우리의 기록이 한인 사회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타 공동체와 공유될 때, 우리는 비로소 '고립된 이방인'이 아닌 '주도적인 시민'으로서의 역사를 갖게 된다.

재외동포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 기관이나 인류학적 연구를 하는 학자들에게도 당부한다. 인구 센서스나 경제 지표 같은 수치만으로는 이민자의 삶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한인들이 타민족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갈등을 해결하고 연대하는지에 대한 '질적인 참여관찰' 데이터가 필요하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데이터가 축적될 때, 비로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 단발성 행사에 그치기보다, 서로 다른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적인 협력 사업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장성한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캐나다는 지금보다 더 복잡한 다문화 사회가 될 것이다. 아이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타민족과 어깨를 맞대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1세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명예욕에 사로잡힌 낡은 권위주의를 버리고, 사심 없이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 내부의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고, 타 소수 민족과 손을 잡고 인종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소수 민족의 연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자, 품격의 문제다. 우리가 우리만의 성벽을 허물고 광활한 연대의 바다로 나아갈 때, 비로소 캐나다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책임 있는 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것이 이 땅을 먼저 일궈온 선배 세대의 책임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질책은 매섭게 하되, 우리 공동체가 대화와 연대의 기술을 익혀 주도적인 리더 그룹으로 비상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기록자로서 우리 모두는 그 연대의 현장 하나하나를 정성껏 아카이빙하며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 콘텐츠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작성되었으며, 관리자의 부분적 수정 및 검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