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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정책, 책상 밖 현장의 소리에서

행사보다 기록, 통계보다 사람. 재외동포 정책은 이제 현장의 삶과 역사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 화려한 전시성 행사에 낭비되는 예산, 정작 동포의 삶을 지탱할 ‘역사의 토대’는 빈약하다.
  • 통계표 속의 숫자를 넘어 이민자의 거친 숨소리와 애환을 읽어내는 ‘현장 밀착형 정책’ 시급.
  • 사이버 박물관 구축과 사료 발굴은 모국과 동포 사이의 신뢰를 잇는 호혜적 투자의 시작.

세계 어느 곳에서든 ‘이민’의 이름으로 ‘디아스포라’의 삶을 시작한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크게 다르지 않은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캐나다의 경우, 그것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채 캐나다라는 거대한 다문화 모자이크의 일원으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실존적 투쟁일 것이다. 오랜 시간 지내온 자신을 둘러싼 삶의 성과가 만족스런 경우와는 상관없이 한국에서 날아오는 재외동포 정책들을 마주할 때면 깊은 탄식과 갈증을 금할 길이 없다.

한국 정부의 동포 정책은 여전히 ‘책상 위’에 머물러 있다. 매년 막대한 예산이 배정되지만, 그 용처를 들여다보면 일회성 축제나 보여주기식 행사, 혹은 고위 인사들의 방문을 위한 의전성 사업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 자료에는 동포 인구수, 가구당 소득, 한국어 학교 등록률 같은 무미건조한 숫자들만 가득하다. 하지만 그 숫자 뒤에 숨겨진 올드타이머와 뉴커머 사이의 갈등, 정착 과정에서 겪는 실존적 고립감, 인종차별의 파고 앞에서 무너지는 자존감 같은 ‘현장의 소리’는 좀처럼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동포 사회를 단순히 ‘관리의 대상’ 혹은 ‘모국 홍보의 수단’으로만 보는 근시안적 태도이다.

우리는 여기서 캐나다 내 다른 민족 공동체들이 거주국과 모국(Heritage country) 사이에서 어떻게 실질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유대인 공동체(Jewish Federation)를 보라. 그들은 모국과의 관계를 단순히 ‘시혜적인 지원금을 주고받는 관계’로 설정하지 않는다. 모국과 전 세계 유대인 디아스포라는 수평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동포들이 거주국에서 겪는 세대적·질적 변화를 정교하게 추적한다. 이들의 공동 펀딩과 자금은 일회성 잔치가 아니라, 반유대주의에 대응하는 법적 방어 기금을 마련하거나 홀로코스트 역사를 교육하는 ‘인프라’ 구축에 우선적으로 배정된다. 숫자가 아닌 ‘권익’과 ‘역사’에 함께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계 캐나다인(Japanese Canadian)들의 사례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수용이라는 치욕을 겪은 그들이 캐나다 정부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목소리가 커서가 아니었다. 일본계 커뮤니티의 활동가들은 초기 정착민들의 삶을 낱낱이 추적하고, 캐나다 국립문서보관소에 묻혀 있던 강제 이주와 자산 압류 기록을 스스로 발굴해 내는 ‘아카이빙 투쟁’에 전력을 다했다. 수천 명의 구술사를 채록하고 객관적 데이터를 구축한 덕분에, 그들은 주류 사회에 자신들의 고난과 극복의 서사를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기록이 가진 힘이며, 정책이 지향해야 할 본질이다.

반면, 우리 한인 사회는 어떠한가. ‘K-컬처’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 한국 정부는 ‘재외 한인’이 거둔 표면적인 성공만을 부각하기 바쁘다. 하지만 동포 사회 내부로 들어가 보면, 리더십을 둘러싼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파행이 끊이지 않는다. 커뮤니티의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무례한 비방전과 예의 없는 결정들은 우리 공동체의 품격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 이런 구태가 반복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지원금이 그 원인인 경우가 많다. 현장의 투명한 성과나 질적 연구보다는, 단체장의 ‘정치적 역량’이나 ‘보여주기식 보고서’에 따라 배정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책상 밖 현장의 숨소리를 외면한 정책이 오히려 공동체의 분열을 부추긴다는 우려과 역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커뮤니티의 뜻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건의사항을 전하고 싶다. 이제는 재외동포 정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재외동포 아카이브 구축이나 전자박물관(e-뮤지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이 또다시 관료주의적인 ‘보여주기식 성과’나 하드웨어 채우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일회성 행사에 낭비되는 예산을 과감히 체질 개선하고, 현장 밀착형 ‘이민사 아카이빙’과 실질적인 ‘사이버 박물관’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다수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70~80년대 비즈니스맨으로 이 땅에 뿌리 내린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강력한 ‘시민권적 자산’이다.

사이버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올드타이머의 희생과 뉴커머의 역동성이 만나는 대화의 광장이며, 모국과 거주국 사이의 호혜적인 교류사를 증명하는 기록 보관소다. 또한, 내부의 비민주적인 결정을 견제하고 정갈한 한국어와 명료한 예절을 회복하게 하는 도덕적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단체장들의 평판이나 경제적 성공이라는 지표 대신, 현재 추진 중인 아카이브 국책 사업들이 얼마나 투명하게 각 지역 동포 사회의 숨은 역사를 보존하고 실질적인 기여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를 지원과 평가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

학계 또한 단순한 통계 분석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민자들이 겪는 실존적 애환과 삶의 질적 변화를 추적하는 인류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현장에 뛰어들어 참여관찰을 통해 길어 올린 생생한 데이터만이 정부에 살아있는 정책의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책상 위에 놓인 인구센서스 숫자에는 이민자 부모가 밤샘 근무를 하며 자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때 느꼈던 그 뜨거운 고독과 긍지가 담겨 있지 않다. 체계적으로 감동적인 서사를 포착해낼 때, 비로소 정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법이다.

수많은 한국인 이민자의 자녀가 한국을 단순히 ‘잘 사는 나라’가 아닌 ‘나의 뿌리를 귀하게 여기고 지켜주는 나라’로 인식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동포 사회가 짝사랑 같은 일방적 요구가 아닌, 호혜적인 신뢰를 쌓아야 한다. 모국은 동포를 선거용 표나 홍보 수단으로 보지 말고, 동포는 모국에 일방적인 지원만을 바라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커뮤니티를 바르게 지켜나가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도 동포 사회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엄정하게 질책할 것이며, 동시에 우리의 역사를 반듯하게 세우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믿는다. 기록하는 자의 사명은 진실을 밝히고 미래를 비추는 데 있다. 모국 정부는 이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민자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그 현장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재외동포 정책은 통계학의 영역을 넘어 인류학적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 박물관의 아카이브에 첫 파일을 올리는 일, 그것이 우리가 모국과 나누어야 할 가장 시급하고 고귀한 대화라고 생각한다.

(이 콘텐츠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작성되었으며, 관리자의 부분적 수정 및 검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