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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국적 확대, 기회인가 위기인가

복수국적은 개인의 편의를 넘어,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글로벌 인적 자산의 전략이어야 한다.

  • 국경을 넘나드는 복합 정체성은 소멸해가는 국가의 위기를 구제할 최후의 인적 자산이다.
  • 단순한 행정적 편의를 넘어, 글로벌 인재의 네트워크를 조국의 심장부와 연결하는 혁신 필요.
  • 복수국적을 ‘공동의 도구’로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세계를 무대로 한 호혜적 동반자가 된다.

캐나다 영주권을 손에 쥐고 토론토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이민자인 자신을 지배했던 생각은 ‘선택’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인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캐나다인이 될 것인가. 그 누구에게나 국적은 언젠가 반드시 치러야 할 성인식처럼 무거운 과제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코리언 캐내디언들은 한국적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캐나다 사회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들에게 국적은 이제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두 세계를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도구가 되었다. 최근 한국 정치권과 동포 사회에서 뜨겁게 달궈진 복수국적 확대 논의를 지켜보며, 우리는 이것이 단순히 노년층의 복지나 편의를 위한 시혜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영토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글로벌 인적 자산의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현행보다 낮추거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그 논의의 중심이 주로 의료보험 혜택이나 연금 수령, 거주 편의성 같은 ‘개인적 수혜’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고국이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지금, 복수국적은 해외의 유능한 동포 인재들이 고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통로를 넓히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동포들을 잠재적 이방인이 아닌, 한국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여기서 캐나다 내 다른 소수 민족들이 조국과 국적 문제를 어떻게 국가적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는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사례는 자주 거론되는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은 귀환법(Law of Return)을 통해 전 세계 유대인에게 이주와 시민권 취득의 길을 제공하고, 다양한 디아스포라 연계 정책을 운영해 왔다. 많은 유대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다양한 학술·산업·자선 네트워크를 통해 이스라엘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그들에게 국적은 전 세계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상징적·제도적 연결고리와도 같다.

이탈리아계 캐나다인(Italian Canadian)들 역시 훌륭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탈리아는 혈통에 기반한 시민권 취득(jure sanguinis)을 폭넓게 인정해 해외 거주 후손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일부 이탈리아계 기업가와 전문직 종사자들은 복수국적을 활용해 유럽 연합(EU)과 북미 시장을 자유롭게 오가며 모국의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그들에게 국적은 일방적인 혜택을 바라는 수단이 아니라, 조국과 거주국 사이에서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호혜적 교류의 라이선스’다.

중국은 해외 화교 네트워크와 다양한 해외 인재 유치 정책을 통해 전 세계의 중국계 인재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기술·투자 유치를 추진해 왔다. 이들 국가는 단순한 해외 인구 규모뿐 아니라 디아스포라가 보유한 전문성과 네트워크에도 주목한다. 타 민족의 리더들이 고국과 국적 문제를 논의할 때 어떻게 하면 자국의 국격을 높이고 실질적인 국익을 가져올지 고민하는 동안, 우리 한인 사회의 일부 리더들은 어떠했는가. 명예에 집착하는 권위주의, 비민주적인 단체 운영, 그리고 예의 없는 고성이 오가는 커뮤니티 선거판에서 복수국적은 그저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거나 노후를 보장받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공동체는 제언을 드린다. 복수국적 확대는 반드시 ‘인적 자원 활용의 제도적 보완’과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여권을 두 개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해외에서 축적된 동포들의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한국의 대학, 연구소, 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병역, 조세, 연구 협력 등 관련 제도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복수국적을 가진 동포 한 명 한 명은 그 자체로 걸어 다니는 ‘민간 외교관’이자 ‘지식 저장고’와 다르지 않다.

이것이 우리가 ‘캐나다 한국인의 이민사를 반듯하게 기록하는 사이버 박물관’을 구축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사이버 박물관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복수국적을 가진 전 세계 동포 인재들의 ‘역량 데이터베이스’가 되어야 한다. 누가 어떤 기술을 가졌는지, 누가 고국의 어떤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인류학적으로 참여관찰하고 기록하여 정책 수립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공식 통계만으로는 이민자들이 거주국에서 쌓아 올린 질적인 역량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의 숨소리를 담은 데이터만이 복수국적 제도를 혁신적인 국가 전략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학계와 정책 당국에도 제언을 드린다. 복수국적 논의를 단순히 ‘국민 대 비국민’의 이분법이나 ‘무임승차’ 논란에 가두지 말라. 전 세계적으로 디아스포라와의 연계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인재를 밖으로 밀어내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 해외 동포들이 복합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조국에 헌신할 수 있도록, 도덕적 시민 의식과 사회적 기여를 전제로 한 전향적인 국적법 개정이 필요하다.

수많은 이민자의 자녀가 복수국적을 통해 고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꿈꾼다. 그들이 가진 캐나다의 합리주의와 한국인의 열정이 복수국적이라는 다리를 통해 자유롭게 오갈 때, 고국과 거주국은 짝사랑이 아닌 진정한 호혜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우리가 내부의 비상식적인 갈등을 멈추고 품격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끄러운 리더십 아래서는 고국을 향한 진심 어린 헌신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복수국적은 기회인가 위기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 스스로의 태도에 달려 있다. 우리가 국적을 단순히 개인의 편의를 위한 ‘보험’으로 여긴다면 위기가 될 것이요, 고국과 세계를 잇는 ‘사명’으로 여긴다면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세대는 기록자로서 앞으로 복수국적을 통해 고국에 기여하는 동포들의 발자취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선명하게 기록해 나갈 것이다. 국경은 낮아지고 네트워크는 넓어지는 시대, 우리가 물려줄 진정한 유산은 두 개의 여권이 아니라 두 세계를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과 ‘책임 있는 시민 의식’이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을 먼저 일궈온 선배 세대의 사명이자, 미래를 향한 정당한 약속이다.

(이 콘텐츠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작성되었으며, 관리자의 부분적 수정 및 검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