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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기억을 쓰다듬는 다정한 호랑이, 아티스트 김지은의 '기억의 집' 짓기

한국의 민화적 상상력과 토론토의 다문화적 풍경을 잇는 김지은의 예술은 사라져가는 공간에 새로운 기억과 온기를 불어넣는다.

  • 사라져가는 도시의 모퉁이와 철거될 집의 낡은 외벽은 그녀에겐 새로운 기억의 장소.
  • 한국의 민화적 상상력과 다문화 도시의 색채를 융합하여 '우리'의 이야기를 그리는 예술가.
  • 캔버스를 넘어 거리로, 그리고 사람들의 피부 위로 스며든 김지은의 경계 없는 예술 세계.

세계에서 가장 다문화적인 도시로 꼽히는 캐나다 토론토의 거리는 수많은 이주민의 언어와 기억이 얽혀 있는 거대한 캔버스와 같다. 그 다채로운 도시의 표면 위에서, 한국계 캐나다인 시각예술가 김지은(Jieun June Kim)은 유독 빛나고 따뜻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그녀의 작품이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색채가 화려해서가 아니다. 그녀는 도시 개발의 논리 속에서 쉽게 지워지는 비가시적인 공간, 이를테면 철거를 앞둔 낡은 주택이나 시장 뒷골목의 쓰레기 배출 장소 같은 주변부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누군가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스쳐 지나갈 그 덧없는 장소들에 강렬한 색감과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지나치는 곳'을 기어이 '머무르고 위로받는 곳'으로 탈바꿈시키는 마법 같은 힘이 그녀의 작업에 깃들어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토론토에 뿌리를 내린 그녀에게, 캐나다 거리 곳곳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짙은 디아스포라적 정서의 아름다운 발현이다. 이민자로서 '집(Home)'을 떠나온 그녀에게 집이란 고정된 건축물이 아니라 유동하는 기억이자 감각이다. 철거를 앞둔 한 주택의 외벽에 남긴 벽화 작업은, 곧 사라질 누군가의 물리적인 집에 예술로 영원한 기억을 덧입히는 의식이자 축복이었다. "집은 사라질 수 있지만 그곳에 머물던 기억과 정체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는 붓질을 통해 시각적인 응답으로 세상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떠나온 고향의 그리움과 새로 정착한 낯선 땅 사이의 아련한 간극을 다채로운 색채로 메우며, 그녀는 도시 구석구석을 누군가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집'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그녀의 벽화 속에는 유독 호랑이, 새, 행성, 우주 같은 모티프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한국 전통 민화의 화풍과 그 맥을 나란히 한다. 이러한 그녀의 작업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현대 도시를 품어 안는 네오 민화(Neo-Minhwa)'라고 부르고 싶다. 과거 한국의 민화가 평범한 백성들의 일상 속에서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복을 빌어주던 따뜻한 주술이었듯, 김지은의 벽화 역시 다문화 도시를 살아가는 소시민과 이민자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수호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에게 작가적 닉네임을 붙여준다면 '길 위의 다정한 호랑이'가 어떨까 싶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한국 문화에서 액운을 막아주는 영적이고 든든한 수호자다. 그녀는 ‘Horang Ink’라는 이름으로 타투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캔버스나 벽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피부 위에까지 각자의 고유한 이야기와 호랑이처럼 든든한 수호의 그림을 새겨주는 그녀의 모습은, 차가운 도시 한복판에서 이웃들을 지키고 보듬는 한 마리의 다정하고 영험한 호랑이와 꼭 닮아 있다.

그녀의 작업에서 떠오르는 해외 작가 중 한 명은 단연 키스 해링(Keith Haring)이다. 두 사람 모두 폐쇄적인 갤러리를 벗어나 거리의 벽을 캔버스로 삼았고, 대중과 호흡하는 공공미술을 지향했으며,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선과 색채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키스 해링이 팝아트적인 기호와 단순화된 도상을 통해 당대의 사회적 이슈를 다소 보편적이고 직접적인 캠페인처럼 풀어냈다면, 김지은의 작업은 '디아스포라'라는 깊고 사적인 정체성과 '한국적 유산'이라는 뚜렷한 문화적 서사가 바탕에 짙게 깔려 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그녀는 단순히 그림을 그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인트 로렌스 마켓(St. Lawrence Market) 인근의 'PROTECTOR'나 'ACROSS DIMENSIONS' 프로젝트에서 보듯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주제를 토론하고 공동으로 페인팅하는 등, 참여자들의 목소리와 주체성을 끌어내는 협업적 작업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녀의 작업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존재는, 이름조차 남기지 않고 묵묵히 이웃들의 안녕을 위해 붓을 들었던 조선시대 무명의 민화 작가들일 것이다. 민화가 일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의 바람과 염원을 대변해야 한다는 철학. 비록 캔버스가 종이에서 캐나다의 낡은 벽돌담과 타투가 그려지는 사람의 피부로 바뀌었을 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각자의 삶을 더 다채롭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려는 그 선한 마음의 본질은 시간을 뛰어넘어 김지은의 손끝에서 완벽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토록 따뜻하고 의미깊은 작가의 작품들은 과연 어디에 소장되어 있을까? 그녀의 그림은 2010년부터 국내외 갤러리와 다양한 전시 및 아트 이벤트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어 왔다.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걸작들은 갤러리의 수장고에 갇혀 있지 않다. 세인트 로렌스 마켓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이 닿는 골목길, 재개발로 인해 철거를 기다리던 바튼 애비뉴(Barton Ave)의 낡은 주택 외벽, 그리고 타투를 통해 사람들의 피부 위에도 자신의 시각 언어를 확장하고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닿는 도시의 길목과 심장 박동이 뛰는 피부 위가 곧 그녀의 가장 자랑스러운 미술관인 셈이다.

코리언 캐내디언 예술가로서 김지은은 자신의 작품이 그저 '예쁘게 칠해진 벽'으로만 기억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예술이 다문화 도시 속에서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따뜻한 다리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자신이 나고 자란 한국의 자랑스러운 유산이 캐나다의 다양성과 만나 얼마나 아름다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거리를 지나치는 수많은 이민자와 소수자들이 그녀의 벽화를 보며 "이 도시가 바로 나의 집이며,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깊은 위로와 소속감을 느끼기를 원할 것이다. 그녀의 소망처럼, 김지은이라는 작가는 단순히 공간에 색을 입히는 사람을 넘어, 단절된 사람들의 마음을 잇고 잊혀가는 기억들에 따뜻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위대한 공동체의 치유자로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아름답게 남을 것이다.

(이 콘텐츠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작성되었으며, 관리자의 부분적 수정 및 검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